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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결혼비용-정치부 부장대우 이상규

작성자
김지인
작성일
2016.02.18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068
내용

아이들이 커 가면서 다른 사람들이 자녀 결혼을 어떻게 시키는지 눈여겨보게 된다. 장성한 자녀를 둔 50대 중·후반에게 자녀 결혼 때 얼마나 지원해 줄 수 있는지 여러 사람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보통 답은 이렇게 돌아온다. 결혼 비용을 지원해 주긴 해야 하겠는데 실제 모아 놓은 돈이 없어 걱정이라고 한다. 서른 살이 넘도록 결혼을 안 하는 자녀도 문제지만 막상 아들딸의 혼사가 닥치면 그 경제적 부담도 큰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유가 좀 있는 사람은 작은 아파트라도 마련해 줘야 한다고 하고,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조금 힘들더라도 자녀 한 명당 5000만원 안팎의 결혼 비용을 지원할 것이라고 한다.

최근 자녀 결혼을 시킨 어떤 이는 빚을 내 아들 전셋집을 마련해 줬다고 하고, 어떤 이는 현재 사는 집을 줄여 결혼 비용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5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들 대학 공부시키고 가계를 꾸려 가려니 실제론 빠듯하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50대의 자산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재산의 대부분은 고작 아파트 한 채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통계청·금융감독원·한국은행이 공동 발표한 ‘2015년 가계금융·복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3월 말 기준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4246만원이다.

부동산 등 실물 자산이 2억5000여만원, 저축 등 금융 자산은 9000여만원 수준이다. 금융자산의 경우 저축액 6740만원, 전월세 보증금이 2346만원 수준이다.

가구주 연령대별로 보면 50대인 가구의 평균 자산이 4억2229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3억6042만원, 40대가 3억3175만원의 순이다.

50대도 어렵긴 하지만 자녀들이 경제적 자립이 돼 있지 않으니 결혼을 시키려면 얼마간 결혼자금을 마련해 줄 수밖에 없다.

부모들이 비용을 댈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원인은 높은 결혼 비용 때문인데,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평균 결혼비용이 2억7400만원이다.

한 웨딩업체의 최근 2년 안에 결혼한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6 결혼비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결혼비용 중 주택에 드는 비용이 1억9174만원으로 총 결혼비용의 70%를 차지했다.

예식장(2081만원), 예단(1826만원), 혼수용품(1628만원)이 뒤를 이었다. 신혼여행에는 535만원, 스튜디오 촬영 등 웨딩 패키지에는 344만원이 들었다.

남자가 군대 갔다오고 대학 졸업하고 곧바로 취업을 해도 27세 전후가 되는데, 현재 집값으로는 결혼 때까지 집을 구할 방법이 없다. 여자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50대는 적은 월급이지만 부모의 큰 도움이 없어도 결혼 뒤 전세를 좀 살다 보면 어떻게라도 집은 한 채씩 장만했는데 요즘은 그게 쉽지 않다. 집값이 너무 치솟아 신혼 부부의 힘만으로는 전세 구하기도 힘들다.

자신의 노후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부모 세대가 사는 집을 줄이고 빚을 내서 자식 결혼을 시키는 걸 보면서 참 대책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그게 내 일이 되고 보면 엉뚱해 보이던 그 행동이 조금씩 이해가 된다.

우리 부모 세대들이 그랬듯이 모든 부모들은 자식들한테는 모두 바보가 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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